프랑스 의회, 존엄한 죽음 위한 ‘조력 사망’ 법안 최종 가결 Le Parlement français adopte enfin la loi sur l’aide médicale à mourir dans la dignité
프랑스 의회, 존엄한 죽음 위한 ‘조력 사망’ 법안 최종 가결
Le Parlement français adopte enfin la loi sur l’aide médicale à mourir dans la dignité
- 7월 15일 하원 최종 투표에서 찬성 291표, 반대 241표로 통과
- 마크론 대통령 “존중 속에 치러진 민주적 토론이자 국민과의 약속 이행” 환영
- 프랑스, 벨기에·네덜란드·스위스 등에 이어 ‘조력 사망’ 허용국 대열 합류
한불통신 파리] 프랑스 의회가 환자의 고통을 덜기 위해 약물을 투여하는 ‘조력 사망(aide à mourir)’ 권리를 인정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로써 프랑스는 유럽 및 세계에서 조력 사망을 합법화한 소수의 국가 대열에 공식 합류하게 되었다.
프랑스 하원(국회)은 현지 시간 15일(수) 오후 진행된 최종 투표에서 찬성 291표, 반대 241표로 해당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상·하원 간 이견으로 진통을 겪은 끝에 정부가 하원에 최종 결정권을 부여하면서 법안 제정이 최종 확정되었다.
신청 요건도 엄격하게 규정했다. 환자는 진행성 또는 말기 단계의 치명적인 불치병을 앓고 있어야 하며, 약물이 듣지 않거나 참을 수 없는 통증을 겪는 동시에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고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환자가 조력 사망을 신청하면 의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이 15일간 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청이 승인된 후에도 환자는 최종 판단을 내리기 전 최소 이틀간 숙려 기간을 가져야 한다.
이후 환자는 치사 물질을 직접 투여해야 하며, 신체 기능 마비 등으로 물리적 투여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의사나 간호사의 의료적 개입이 허용된다.
법안 초안 작성에 참여한 브리지트 리조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질병으로 인해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들, 고통이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환자들, 스스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이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이 법안은 (환자가) 부당함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 통과로 프랑스는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캐나다, 우루과이 등에 이어 불치병 및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 존엄하게 삶을 마감할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 마크론 대통령 “국민과의 약속 지켰다”
에마뉘엘 마크론 프랑스 대통령은 법안 통과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엄숙한 주제에 대해 건설적이고 높은 인권적 토론이 이루어졌다"라며 의회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크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프랑스 국민과 함께 이 길을 열겠다고 약속했다”라며, “겸손함과 민주주의에 대한 완전한 존중 속에서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동안 법안 제정을 촉구하며 자신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온 수많은 환자와 가족들의 목소리가 법안의 뼈대를 이루는 데 깊은 바탕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 내밀한 가치관에 따른 투표… 진보·보수 극명한 대비
이번 법안은 개인의 종교적·윤리적 신념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원내 정당들은 당론을 강제하지 않고 의원 개인의 자유 투표에 맡겼다.
찬성 측: 좌파 연합 및 중도 성향의 여당(르네상스) 의원들이 주로 찬성표를 던졌다. 카밀 갈리아르-미니에 자치·장애인 전담 장관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완화할 수 없고, 삶을 이어갈 수 없게 만드는 고통이 엄연히 존재한다"라며 현실을 직시할 것을 호소했다. 야엘 브론-피베 하원의장 역시 투표 직후 "우리 공화국을 위한 위대한 법안이자 국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과"라고 환영했다.
반대 측: 우파 및 극우 성향의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의 크리스토프 벤츠 의원은 표결 직전까지 "이 ‘죽음의 법안’에 반대해 달라"고 막판 호소에 나섰으나 법안 통과를 막지 못했다.
본 법안의 통과로 프랑스는 생애 말기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강화하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이번 주 초 "조력 사망 허용 법안이 채택될 경우 헌법 부합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이를 헌법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종적인 조력 사망 허용 여부는 헌법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향후 구체적인 조력 사망 시행 절차와 조건 등에 대한 세부 규정 마련에 착수할 예정이다. paris50ky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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