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 만에 깨어진 침묵, 파리에서 한국전쟁 프랑스군 전사자 명판 제막 Le silence est rompu après 76 ans : une plaque commémorative est dévoilée à Paris en hommage aux soldats français morts pendant la guerre de Coré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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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해외작전전사자 기념비 |
76년 만에 깨어진 침묵, 파리에서 한국전쟁 프랑스군 전사자 명판 제막
- 파리 시트로엥공원 ‘해외 작전 전사자 기념비’에 6·25전쟁 전사자 268명 공식 등재
- 14전 전승의 영웅들, 식민지 전쟁 패배와 정치적 그늘 속 오랜 외면 끝에 제자리 찾아
- 참전 베테랑들의 집념과 한국 정부의 기억, 자유를 지킨 영웅들에게 영원한 빛으로 남다
76년 만에 조국의 공식 경의를 받은 한국전쟁 참전 영웅들
프랑스 파리 시트로엥공원에 위치한 ‘프랑스 해외 작전 전사자 기념비’에 6·25전쟁 전사자 268명(무명용사 1명 포함)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이 새로 제막됐다.
프랑스 국방부 주관으로 열린 이번 제막식은 태극기와 프랑스 국기, 유엔기가 함께 게양된 가운데 헌화와 묵념, 양국 국가 연주 순으로 엄수됐다. 이로써 70여 년 동안 조국의 공식 역사 속에서 외면받았던 한국전쟁 프랑스군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마침내 제자리를 찾게 됐다.
'지평리의 전설'이 조국에서 잊혀져야 했던 이유
6·25전쟁 당시 프랑스 참전용사들의 전투력은 독보적이었다.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싸워보지도 못하고 항복했던 기억과 비시 프랑스 정권의 유산으로 인해 초기 국제사회는 프랑스군을 과소평가했다.
그러나 프랑스 대대는 유엔군의 운명을 가른 지평리 전투에서 중공군의 공세를 막아내며 대승을 거두었고, 맥아더 장군 부대 표창을 받는 등 참전 기간 치른 14번의 주요 전투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희생이 70년 넘게 '잊힌 전쟁'에 갇혀 있었던 배경에는 프랑스 현대사의 아픈 단면이 존재한다.
잊히지 않기 위해 싸워온 베테랑들과 협회의 피땀 어린 결실
조국이 외면할 때 역사를 바로잡고 전우들의 이름을 지켜낸 것은 참전 베테랑들과 참전용사협회였다.
국가 지원이 없던 상황에서도 참전 용사들은 사비를 모아 한반도 참전 기념탑을 건립하고 매년 추모 행사를 개최했다. 유엔프랑스대대 참전용사협회는 부대의 희생이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힌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수십 년간 정부를 설득했다. 현재 생존 참전 용사는 16명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유와 평화의 횃불을 후대에 전달했다.
이번 제막식에 참석한 미셸 오스왈드(94) 대령은 "한국을 위해 참전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오랜 시간이 흘러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국민들이 '감사하다'고 말해줄 때마다 가슴 깊이 감동받는다"며 자부심을 되새겼다.
참전용사들의 자부심은 프랑스보다 한국 부산 유엔묘지에 안장되길 바라는 모습을 볼 때 더욱 드러나 보인다. 6·25전쟁 당시 낯선 땅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프랑스 대대 참전용사들에게 한국은 단순한 전장이 아니었다. 청춘을 바쳐 지켜낸 땅이자, 먼저 떠나보낸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제2의 고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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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트릭 보두앙 유엔프랑스대대 참전용사협회 회장 명판 기념사 |
대한민국과 프랑스가 영원히 기억할 숭고한 이름
대한민국 정부 역시 참전 용사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했다. 국가보훈부는 화살머리고지 전투 등에 참전했던 영웅들과 전사자 유족에게 ‘평화 사도의 메달’을 수여했다.
전사한 아버지를 대신해 메달을 받은 군종 장교 장폴 뱅상 씨는 "아버지는 생전 전쟁의 상흔을 고국으로 가져오고 싶지 않아 말을 아끼셨다"며, "대한민국이 세월이 흘러도 아버지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준다는 사실이 가슴을 울린다. 타국의 자유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희생은 영원히 기억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지켜낸 프랑스 베테랑들의 용맹함과, 잊힌 역사를 돌에 새겨 되살려낸 참전용사협회의 집념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굳건한 토대다.
파리의 돌판 위에 새겨진 참전 용사 268명의 이름과 그들의 숭고한 헌신은, 시대를 넘어 대한민국과 온 세계의 자유를 지켜준 참전용사들에게 영원히 꺼지지 않는 빛으로 남을 것이다.
paris50ky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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