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전야의 프랑스: '2막'은 막을 내렸으나, 불길은 꺼지지 않았고 정치권은 대선앞두고 치열한 포석작전 펼쳤다. La France dans le calme avant la tempête : « L’acte 2 » est terminé, mais les flammes ne sont pas éteintes, et les milieux politiques se livrent à d’intenses manœuvres stratégiques en vue de l’élection présidentielle.


24일 프랑스 파리 거리로 몰려나온 시위대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폭풍 전야의 프랑스: '2막'은 막을 내렸으나, 불길은 꺼지지 않았고 정치권은 대선앞두고 치열한 포석작전 펼쳤다. 

-봉쇄된 파리, 그리고 7만의 공권력

-지난번 시위보단 줄었지만 프랑스 전역에서 약 1천300명이 체포

-26일 총리면담, 31일 총리면담결과에 따른 시위, 11월 5일 물가시위 노조 총파업 


한불통신 파리)24일(현지시간) 일몰 무렵, 프랑스 전역은 마치 출전 직전의 전장과도 같은 팽팽한 고요에 휩싸였다. 헬리콥터의 폭음이 수도 파리의 상공을 갈랐고, 묵직한 장갑차들이 도심 길목을 겹겹이 막아섰다.

지난 17일, 온 도시를 화염과 약탈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상흔이 채 가시기 전—프랑스 정부는 테러 대응 특수부대를 포함한 7만 명의 보안 인력을 길거리로 쏟아부었다. 루브르와 오르세의 문은 굳게 닫혔고, 도심 지하철역은 차단됐다. 명품 거리의 브랜드숍부터 골목길 식료품점까지, 유리창에는 두꺼운 합판이 대어졌고 진열대는 텅 비워졌다. 폭동의 광풍에 대비한 당국의 조치는 가히 '전시 상태'를 방불케 했다.

주최 측이 '2막(Act II)'이라 명명한 이날 시위는 정부의 초강수 대응 속에 가까스로 대규모 약탈 사태를 면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시위 막바지, 파리·마르세유·리옹·보르도·툴루즈의 거리는 또다시 최루탄 연기와 폭죽 화염으로 가득 찼다. 검은 옷과 복면으로 정체를 숨긴 시위대가 경찰 장벽에 가로막히자 도시는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했다. 쏟아지는 물대포와 최루탄 속에서 전국적으로 무려 1,300여 명의 시위대가 연행됐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극좌 세력이 봉기를 일으키려 했다"며 일갈했지만, 이는 다가올 거대한 폭풍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타오르는 도선선, 10월 31일 '3막'을 향해

거리의 열기는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고등학생 단체 '르누보 리세앵'은 26일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와의 면담을 앞두고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면 거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노동총연맹(CGT) 역시 내달 5일 전면 총파업을 선언하며 출구 없는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그리고, 지난주 폭동을 주도했던 '노란 조끼'는 이미 오는 31일, 토요일을 D-데이로 지정한 '3막(Act III)'을 선포했다.

"파리의 하원 의사당으로, 각 지역의 시청 앞으로 집결하라."

정부가 공권력으로 억누른 억압의 뚜껑 밑에서, 분노의 압력솥은 더욱 위험하게 끓어오르고 있다.

프랑스 주요 언론이 전망하는 향후 정국 관전 포인트

르 피가로(Le Figaro), 르 몽드(Le Monde), BFM TV 등 프랑스 현지 언론들의 분석을 종합한 향후 시나리오를 보자.

10월 26일 총리 면담: 학생·교육 정국 시발점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와 고등학생 단체('르누보 리세앵') 간의 면담 결과가 핵심변수가 된다. 교육 정국은 젊은 층의 광범위한 동요를 이끌어내는 가장 폭발력 있는 카드로 본다. 정부가 실질적인 재정 지원이나 환경 개선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학생 시위가 노동계 시위와 완전히 결합하는 '사회적 대연합 폭동'으로 확산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분석한다.

10월 31일 시위 '3막(Act III)': 하원 봉쇄 및 점거 시도

 노란 조끼 중심의 하원(National Assembly) 및 지방 시청 연좌 농성이 터닝포인트다. 

'2막'에서 진압당한 시위대가 '3막'에서는 파리의 핵심 정치 거점인 하원 건물 인근을 직접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현지 언론은 시위대가 입법 기관을 무력화하거나 고립시키는 정치적 퍼포먼스를 시도할 것으로 보며, 당국과의 가장 격렬하고 치명적인 물리적 충돌이 31일에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1월 5일 총파업은 국가 기능 마비를 시도한다. 

CGT 등 강성 노동조합 주도의 전국 총파업은 고등학생들과 연대여부가 좌우한다.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가 꺾이지 않는 한, 주말 시위를 넘어 주중 물류·교통·공공서비스가 완전히 멈춰 서는 '경제적 셧다운'이 현실화될 수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 시점을 엘리제궁(대통령실)과 정부의 국정 동력이 사실상 상실되는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26일 오를레앙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프랑스 대선 유력 주자 마린 르펜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극우는 반사이익 추구 극좌는 주도권 싸움

정부는 '치안 유지와 극좌 세력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야당은 이를 '정부의 경제 실패와 민생 외면'으로 몰아붙이며 대치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위를 계기로 '마크롱 정권 둔화 및 심판' 흐름이 굳어지면서, 대권 판도는 반사이익을 노리는 극우(르펜·바르델라)와 장외 분노를 대선 동력으로 치환하려는 좌파(멜랑숑) 간의 주도권 싸움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도우파는 마크롱 실패로 위기감 팽배

반면에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 등 차기 중도 주자군중도 우파는 '치안과 법치 확립'을 내세워 보수 성향 표심을 지키려 애쓰는 한편, 현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여권 내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물가 불안과 치안 문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면 대권 구도에서 완전히 소외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paris50ky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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