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1년에도 수만명 무국적자 한인들, 제도 밖서 신음" / « Même 81 ans après la libération, des dizaines de milliers de Coréens apatrides souffrent en dehors du système.
| 토론하는 주제발표자와 지정 토론자들 9일 오후 열린 제135차 재외동포포럼에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이 참석자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2026. 6. 9.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제135차 재외동포포럼은 광복 후 8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국적 없는 투명인간'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인 무국적자들의 아픈 현실을 잘 짚어내고 있다.
발표된 세 가지 핵심 축이 있다. ①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무국적 고려인, ② 미국의 시민권 미취득 한인 입양인 및 서류미비자, ③ 재일동포 '조선적(籍)' 문제다. 포럼 내용과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결합하여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무국적 고려인: "구소련 해체가 낳은 비극"
역사적 배경과 원인: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로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들은 소련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15개 공화국으로 쪼개질 때 비극이 시작되었다. 당시 살던 곳을 떠나 다른 공화국으로 임시 이동했거나, 가난과 행정 절차 무지로 인해 기한 내에 신생 독립국의 국적 신청을 하지 못한 이들은 하루아침에 '소련'이라는 사라진 나라의 여권만 가진 무국적자가 되었다.
구체적 실태 및 사례:
추산 규모: 역사적으로 약 5만 명 규모로 추산되어 왔으나, 키르기스스탄처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한 곳도 있고 우즈베키스탄처럼 대대적인 국적 부여 조치로 감소한 곳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천~수만 명이 사각지대에 있다.
사례 (보이지 않는 신분):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변두리 시골 지역에 사는 무국적 고려인 노인 및 그 자녀들의 경우, 신분증(파스포트)이 없어 정식 취업을 할 수 없고 병원에 가도 의료보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자녀들은 학교에 입학하기 어렵거나 졸업장을 받지 못해 대를 이어 무국적의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다.
현재의 난관: 포럼에서 지적되었듯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이들은 피난을 가고 싶어도 신분증이 없어 국경을 넘지 못하거나, 구호 물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생존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 '세계 한인 무국적자 현황' 주제 제135차 재외동포포럼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미래셀의원 7층 강당에서 열린 '세계 한인 무국적자 현황과 정책 방향' 주제 제135차 재외동포포럼 주요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 6. 9.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재미 한인 무국적자: "국가와 양부모의 방임이 만든 그늘"
미국의 한인 무국적 문제는 단순히 불법 체류자 문제에 국한되지 않으며, 국가적 결함이 개입된 '해외 입양인 시민권 미취득' 문제가 가장 뼈아픈 대목입니다.
해외 입양인 무국적 사례:
원인: 1950~198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많은 아동이 입양되었다. 당시 미국법상 입양 처리가 되어도 양부모가 별도로 법원에 시민권 신청을 해야 마무리가 되었는데, 파산·이혼·무관심·지식 부족 등으로 이 절차를 누락한 양부모들이 많았다. 2000년에 미국이 '소급 시민권법(자동시민권부여법)'을 통과시켰으나, 당시 이미 만 18세가 넘은 성인 입양인들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구체적 사례: 포럼 발표대로 전체 미국 입양 한인 중 약 15.5%인 1만 7천여 명이 이에 해당된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30~40년을 살며 세금을 내고 가정을 꾸렸는데, 성인이 되어 여권을 만들려다 자신이 미국 시민이 아님을 알게 된 사례들이 많습니다. 이 중 일부는 경미한 범죄나 행정 착오로 인해 이민국에 적발되어, 언어도 통하지 않고 연고도 없는 한국으로 강제 추방당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주민등록이 없어 사실상 양국 모두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기타 유형 (국적 미정리자 등): 한국 국적법상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차세대 재외동포들이 국적 선택 기한을 놓치거나 이민 단속(예: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단속 등)의 가시권에 들어가면서 신분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복잡한 사법적 사각지대도 존재한다.
재일동포 '조선적(籍)': "분단이 낳은 유령 신분"
역사적 배경과 원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등으로 일본 땅에 건너간 조선인들은 해방 후 일본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일본 국적을 박탈당했다. 1947년 일본 정부는 이들의 외국인 등록령 상 국적란에 '조선(朝鮮)'이라고 기재했는데, 이는 국가로서의 조선이 아니라 '한반도 출신자'라는 의미의 편의적 기호였습니다. 이후 1965년 한일협정이 체결되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이들은 '재일 한국인'이 되었으나, 분단된 조국의 현실이나 정치적 이유, 혹은 고향이 북한이라는 이유 등으로 한국 국적 취득을 거부하고 외국인 등록상 '조선적'을 유지한 사람들이 남게 되었다.
구체적 실태 및 사각지대:
추산 규모: 해방 직후 60만 명에 달했으나 이민, 한국 국적 취득, 일본 귀화, 고령화에 따른 사망 등으로 현재는 약 2만 2천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
차별과 오해: 한국 사회에서는 '조선적 = 친북(조총련)'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북한 국적을 가진 것이 아닙니다. 북한과 일본은 수교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이들은 북한 국적자도, 일본 국적자도, 한국 국적자도 아닌 국제법상 철저한 '무국적자'이다.
사례 (이동의 자유 박탈): 이들은 여권이 없다. 해외에 나갈 때는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재입국 허가서'에 의존해야 하며, 고국인 한국을 방문하려 해도 정부가 발급해 주는 '여행증명서'가 없으면 입국할 수 없습니다. 과거 정부의 성향에 따라 여행증명서 발급이 전면 거부되거나 까다로운 사상 검증 수준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노인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결론 및 제언
이들은 모두 역사적 격변(식민지, 분단, 전쟁, 구소련 해체) 속에서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발생한 소외된 동포들이다.
포럼의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했듯, 정부는 이들을 '불법 체류자'나 '이념적 적대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헌법적 보호 의무가 있는 한민족의 일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거 주장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흩어져 있는 무국적 동포들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정부 차원의 기초 실태조사'가 시급하며, 낡은 남북교류협력법의 틀을 넘어 재외동포기본법으로 일원화하여 이들의 보편적 인권과 국적 회복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정책적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paris50kyo@gmail.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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