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인들이 이용한 사다리차 |
21세기 '괴도'의 등장
상상 속 범죄가 현실이 되다
한불통신 파리) – 19세기 프랑스 대중소설 속에서 기상천외한 절도 행각을 벌였던 '괴도 루팡(Arsène Lupin)'이 21세기에 부활?
지난 19일, 루브르 박물관이 4인조 도둑에게 단 7분 만에 왕실 보석을 도난당한 사건은 단순 절도를 넘어, 마치 소설 속 루팡의 대담하고 치밀한 범죄를 연상케 한다.
이번 사건으로 프랑스는 여전히 역사적, 문화적 상징물을 노리는 대범한 '큰 도둑'이 존재하는 현실을 확인했다.
'신사 도둑' 루팡을 연상시키는 대담한 수법
이번 루브르 도난 사건의 범행 수법은 가히 영화적이었습니다.
대담한 접근: 도둑들은 백주대낮, 박물관 개장 직후에 센강변 외벽에 사다리차를 설치하여 2층 창문에 접근했습니다. 이는 루팡이 경찰과 대중의 눈앞에서 대담하게 움직이는 '신사 도둑'의 이미지를 떠올리게한다.
치밀한 계획: 범인들은 고성능 절단기(angle grinder)를 이용해 보안 유리 진열장을 깨고 나폴레옹 황후의 에메랄드 목걸이 등 '값을 매길 수 없는' 보석만을 정확히 훔쳐 달아났습니다. 7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한 것은 사전 답사와 철저한 계획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흔적 없는 탈출: 범인들이 스쿠터를 타고 유유히 도주하여 아직까지 잡히지 않고 있다는 사실 역시, 잡히지 않는 전설적인 괴도 루팡의 아우라를 더하고 있다.
| 도난당한 나폴레옹 1세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의 에메랄드 목걸이·귀걸이 세트. |
루브르의 아픈 역사: '모나리자' 도난 사건과의 기묘한 연결고리
루브르 박물관은 1911년 '모나리자' 도난 사건' 이라는 세계적인 오명을 겪은 바 있습니다. 당시 범인 빈첸초 페루자는 루브르 직원을 가장해 그림을 훔쳐 달아났으며, 이 사건 역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사건의 도둑들 역시 공사 작업복을 입고 침입했으며, 이는 마치 루팡이 자주 사용하는 '변장술'처럼 보안의 경계를 쉽게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
"루팡을 잡을 수 있을까?" 수사 당국의 사활 건 추적
파리 검찰은 이번 사건을 **'조직범죄단에 의한 가중절도'**로 규정하고 용의자 추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도난품은 역사적 가치가 너무 높아 일반 시장에서 거래가 불가능하므로, 범죄 조직의 은밀한 '통화 수단'이 되기 전에 신속히 회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문화 장관이 "박물관의 취약성은 오래된 문제"임을 인정한 가운데, 이번 사건은 단순히 보석 도난을 넘어 프랑스가 자랑하는 문화유산 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1세기 루팡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프랑스 수사 당국에 집중되고 있다. paris50kyo@gmail.com
| 도둑들이 드나든 루브르 박물관 창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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