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리 불신임안 통과, 유럽의 정치적·경제적 혼란 가중 우려 La motion de censure contre le Premier ministre français est adoptée, ce qui suscite des inquiétudes quant aux troubles politiques et économiques en Europe.
프랑스 정부, 예산 갈등 끝 의회서 불신임…9일 총사퇴
한불통신 파리 2025년 9월 9일) – 프랑스 하원 8일(현지시간)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됨에 따라 프랑스 정부가 붕괴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취임한 바이루 정부는 9개월 만에 총사퇴하게 됐다. 이는 단순한 국내 정권 교체를 넘어 유럽연합(EU)과 국제사회에 광범위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미셸 바르니에 정부가 출범 3개월 만에 단명했고 바이루 정부 역시 1년을 채우지 못하면서 이들 총리를 내세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입지는 더 축소되고 정국 교착 상태에 대한 책임론은 확산할 전망이다.
프랑스 하원은 이날 오후 바이루 정부에 대한 신임 여부를 표결에 부쳐 신임 194표, 불신임 364표로 불신임을 결정했다. 범여권을 구성하는 중도와 일부 우파 진영을 제외한 야당 표 대부분이 불신임에 쏠렸다.
프랑스 헌법상 정부는 하원 재적 의원의 과반수가 불신임에 찬성하면 즉각 사퇴해야 한다. 이날 현재 하원 재적 의원은 총 574명(3명 공석)이라 불신임 가결 정족수는 288표였다.
하원이 정부 불신임을 결정함에 따라 바이루 총리는 9일 오전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부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프랑스 정치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유로존 전체의 경제적 취약성을 노출하며, 극단주의 세력의 부상을 알리는 중대한 신호로 해석된다.
정치적 혼란의 심화와 EU 리더십 공백
이번 불신임안 통과는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해 온 긴축 예산안에 대한 야당들의 거센 반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원의 불신임으로 정부가 붕괴한 것은 62년 만의 일로, 이는 마크롱 대통령의 리더십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EU 결속력 약화된다. 독일과 함께 EU의 주요 정책을 주도해 온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정은 EU의 대내외적 결속력을 약화시킨다. 유럽의 공동 외교, 안보, 경제 정책 추진에 있어 프랑스의 목소리가 힘을 잃으면서 EU 전체의 리더십 공백이 심화될 수 있다.
극우 포퓰리즘 확산된다. 불신임안 가결에는 극우와 극좌 진영이 공동으로 나섰다. 이는 프랑스 내에서 극단주의 세력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유사한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하고 유럽 통합의 가치를 흔들 수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 시장의 경고음
바이루 총리의 불신임으로 긴축 예산안이 좌절되면서 프랑스의 고질적인 재정 문제 해결이 불투명해졌습니다. 이는 유럽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재정 건전성 우려 확산된다. 프랑스는 이미 높은 공공 부채와 재정 적자를 안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재정 건전성 확보 노력을 지연시킬 것이다. 이는 국제 신용 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프랑스 국채 금리 급등과 투자 신뢰도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이미 국제 투자 시장에서는 프랑스가 이탈리아보다 더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공공 부채는 지난해 기준 3조3천억 유로(약 5천200조원)로,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대비 113% 수준이다.
이에 바이루 총리는 지난 7월15일 440억 유로(약 66조원)의 예산 절감과 세수 증대를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 지침을 발표했다. 국방 예산을 제외한 정부 지출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고, 생산성 확대를 위해 공휴일 이틀을 폐지하자는 등의 안을 내놨다.
정부의 이런 안에 여론의 반발은 거셌고, 야당 역시 가을 정기회가 소집되면 즉각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압박했다.
바이루 총리는 이에 지난달 25일 프랑스가 처한 재정 위기를 거듭 설명하면서 본인이 먼저 나서 의회의 신임 투표를 요청했다. 충격파를 던져 국민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한편, 의회의 신임을 얻어 긴축 재정을 밀어붙일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었다.
바이루 총리는 이날 신임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도 의원들에게 "여러분은 정부를 전복시킬 권한은 있지만, 현실을 지울 권한은 없다. 현실은 냉혹하게 지속될 것"이라며 "지출은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이미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부채 부담은 점점 더 무겁고 비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 불안정성 확대된다. 프랑스 경제의 불안정은 유로존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최악의 경우 과거 그리스와 같은 재정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국제 투자자들이 유럽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를 재고하게 만들 것이다.
향후 전망
마크롱 대통령은 조만간 새 총리를 임명하고, 새로운 정부는 당면한 예산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와 의회 간의 갈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불확실성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 프랑스의 정치적 행보와 그에 따른 유럽의 대응은 향후 EU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파리 EPA=연합뉴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가 8일(현지시간) 하원 의원들 앞에서 신임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5.09.08.
프랑스 정치사에서 총리불신임
프랑스 제5공화국에서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되어 정부가 붕괴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1958년에 수립된 제5공화국 헌법은 강력한 대통령제를 채택하여 의회보다 대통령에게 더 큰 권한을 부여하고,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쉽게 통과되지 않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제5공화국 첫 번째 총리 불신임 (1962년)
프랑스 제5공화국 역사상 총리 불신임안이 처음으로 가결된 것은 1962년 10월 5일이다. 당시 조르주 퐁피두 총리는 알제리 독립 문제와 관련하여 샤를 드골 대통령의 독단적인 행보를 지지했고, 드골 대통령은 총리에게 의회 신임을 묻지 않고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을 개정하려 했다. 이에 야당은 "헌법 남용"이라며 불신임안을 제출했고, 불신임안이 통과되면서 퐁피두 정부는 해산되었다. 이에 드골 대통령은 곧바로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렀다.
제5공화국 두 번째 총리 불신임 (2024년)
이후 62년이 지난 2024년 12월 4일, 미셸 바르니에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되면서 프랑스 정부가 붕괴되는 초유의 사태가 다시 발생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국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긴축 예산안을 추진하면서, 헌법 제49조 3항을 발동해 의회 표결 없이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 했다. 이 조항은 정부가 특정 법안에 대해 총리의 책임을 연계하고, 불신임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법안이 자동 채택되도록 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바르니에 총리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극좌 연합과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이 이념을 초월하여 공동으로 불신임안을 발의했다. 그 결과, 불신임안이 찬성 331표로 가결되면서 바르니에 총리는 취임 90일 만에 물러나 제5공화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가 되었다. 이번 프랑스와 바이루 총리도 재정적자로 인한 불심임으로 두 번째로 총리에서 물러났다.
프랑스 헌법 제49조 3항의 의미
프랑스 헌법 제49조 3항은 총리가 긴급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지만, 동시에 야당에게 불신임안을 제출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 이 조항은 내각의 존속 여부를 법안 채택과 연결함으로써 정치적 책임을 묻는 장치로 기능하다. 그러나 이 조항을 남용할 경우,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비판과 함께 총리 불신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paris50ky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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