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체코 원전 수주 '빨간불': 프랑스 EU 고위 당국자 계약 중단 압박 Corée du Sud - Centrale nucléaire en République tchèque : le feu rouge. Un haut responsable de l'UE français fait pression pour arrêter le contrat.

 

체코 "노골적인 자국 기업 밀어주기" 반발

EU, "단일 시장 보호 위한 법 집행" 해명

한수원, "FSR 적용 대상 아냐…입찰 과정 성실히 참여"

프랑스 언론, 자국 기업 지원 당연시

체코 언론, EU 압박에 '불쾌감'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불통신 ACPP)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프랑스 출신의 유럽연합(EU) 고위 당국자가 체코 정부에 계약 절차 중단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 매체 유락티브에 따르면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루카시 블체크 체코 산업통상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한수원과의 최종 계약 체결에 우려를 표명하며 절차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체크 장관은 해당 서한이 경쟁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EDF는 한수원과의 입찰 경쟁에서 밀린 후 체코 법원에 소송을 제기, 지난 6일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 최종 계약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받아냈다. 

이로 인해 7일 예정됐던 한수원과 체코 발주사 간의 계약 서명식은 무산됐다. 

EDF는 또한 한수원이 EU의 역외보조금규정(FSR)을 위반했다며 EU 집행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다.

세주르네 부위원장은 서한에서 역외 재정지원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이라며, 최종 계약 서명 시 EU의 보조금 조사 권한과 시정 조치 능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은 이 서한이 EDF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지난 2일 발송됐다고 보도했다.

체코 당국은 프랑스 외무장관을 지낸 세주르네 부위원장의 행보를 자국 원전 기업 지원으로 해석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블체크 장관은 "그가 프랑스 출신인 점을 고려할 때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얀 리파프스키 체코 외무장관 역시 CNN 프리마 뉴스 인터뷰에서 세주르네 부위원장이 EDF의 제소 당일 서한을 발송한 점을 지적하며 "프랑스인 위원이 금요일 밤 10시에 일하고 있었다는 점이 몹시 이상하다. 그는 틀림없이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체코전력공사(CEZ) 다니엘 베네시 사장은 CTK통신에 "프랑스 측이 원전 건설을 방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정부가 EU의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토마스 레니에 EU 대변인은 "단일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집행하고 체코 당국과 협력하는 것"이라며 세주르네 부위원장이 자국 이익을 옹호한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프랑스는 지난해 3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체코를 방문해 한수원 견제를 요청하는 등 EDF의 입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EDF는 프랑스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수원은 EDF의 FSR 위반 주장에 대해 정부로부터 어떠한 보조금도 받지 않았으며, 체코 원전 입찰은 2022년 3월에 시작되어 FSR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수원은 이날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이번 입찰 과정에 성실하고 책임 있게 참여해 왔으며, 앞으로도 체코 정부 및 발주기관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본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언론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자국 기업인 EDF를 EU 고위 당국자가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조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수원의 수주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프랑스 정부와 EU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반면, 체코 언론은 EU 고위 당국자의 계약 중단 요구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 출신 EU 당국자가 노골적으로 자국 기업을 밀어주고 있다고 비판하며, 체코 정부의 자주적인 결정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EDF의 소송 제기와 EU의 압박이 한수원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의 향방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으며, EU 내부의 미묘한 역학 관계와 에너지 안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체코 정부가 EU의 압박 속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끝) 

#체코, #두코바니, #프랑스, #EU, #EDF, #체코전력공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