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대규모 투자 유치
한불통신 샌프란시스코/두바이]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글로벌 메시징 플랫폼 텔레그램과 손잡고 AI 챗봇 '그록(Grok)'을 텔레그램 이용자들에게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협력 계획을 밝혔다.
두로프 CEO는 "이번 여름 텔레그램 이용자들은 시장에서 최고인 AI 기술에 접근하게 될 것"이라며, "일론 머스크와 나는 xAI의 '그록'을 우리의 10억 명이 넘는 이용자들에게 가져오고 모든 텔레그램 앱에 통합하기 위해 1년간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텔레그램의 재무적 위치를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로프 CEO는 "우리는 xAI에서 현금과 주식으로 3억 달러(약 4,126억 원)를 받을 것이며,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되는 xAI 구독 수익의 50%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파트너십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통합하며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려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다.
특히 텔레그램은 10억 명 이상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통해 그록의 접근성을 크게 확장하고, xAI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며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텔레그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정부 관료와 군대가 사용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번 협력은 여러 논란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xAI 측은 블룸버그 통신 등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특히 xAI의 챗봇 '그록'은 최근 여러 차례 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용자들이 관련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백인 집단학살(white genocide)'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언급하는 답변을 늘어놓아 비판받았다.
또한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로 숨진 유대인이 600만 명에 이른다는 주류 역사학계의 정설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수치는 정치 서사를 위해 조작될 수 있다"고 주장해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AI의 정확성과 윤리적 책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한편, 텔레그램의 파벨 두로프 CEO 또한 법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는 프랑스에서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마약 밀매·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등을 방치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바 있다.
지난 3월엔 사법 당국의 일시 허가를 받아 텔레그램 본사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했다.
이처럼 AI 기술의 윤리적 문제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xAI와 텔레그램의 이번 협력은 AI 기술의 대중화와 함께 메시징 플랫폼의 진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텔레그램 사용자들은 이르면 올여름부터 그록의 AI 기능을 앱 내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불통신 paris50kyo@gmail.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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